12 May,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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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April, 2009

음운론 티셔츠 도안

어느 언어학과 대학원생에게 선물하려고 만든 것들:

#1 Rule-based model: Rule Ordering

20090423_phonology_11

 

#2 Optimality Theory: Sympathy theory

20090423_phonology_2

4 April, 2009

어느 언어학과 학생의 실연

주의: Mac OS 이외의 운영체제에서는 본문에 나오는 꽃이 잘 보일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꽃이 보이지 않으면 본문을 이해하기 곤란합니다. (물론 꽃이 보이더라도……)

1.

어, 못 보던 타블로다. 나 좀 보여줘. 응? 왜 숨기는 건데? 보자, 보자, 보자아아. 그래, 어차피 보여줄 거면서. 그런데 뭐가 이렇게 길어? candidate는 얼마 없으면서 constraint만 너무 많은 것 아니야? 하긴, 넌 원래 markedness는 많이 갖고 있었지. 그런데 여긴 faithfulness도 많은데? 잠깐만, 야, ❀IDENT(figure) 이게 뭐야?

……

너 그 사람 털어버리겠다고 했잖아. 그 사람 이름 앞에 달아 놓은 손가락 표시☞도 보란 듯이 지워버렸잖아. 아니, 아예 GEN이 생성한 목록에서 뺐다고 그랬잖아. 바로 어제 그래 놓고 왜 또 찌질하게 sympathetic candidate라고 그 사람 옆에 꽃 그림❀을 그린 건데? constraint도 ❀MAX_HABIT 정도면 몰라, ❀IDENT(figure)는 정말 너무했다. 너 사실은 output을 찾을 생각도 없는 거지?

……

에이, 술이나 먹으러 가자. 그리고 이 타블로는 좀 버려.

2.

포르투갈어에서는 `optimal’과 `sympathetic’에 그대로 대응하는 형용사가 각각 `훌륭하다’와 `친절하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Você é ótima/ótimo ou pelo menos você é simpática/simpático.”
일상적인 뜻: “넌 정말 멋진 사람이야.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친절해.”
최적성 이론: “너에게 손가락 표시를 하고 싶어. 그게 안 되면 꽃 표시라도.” (해석 “너하고 사귀고 싶어. 하다못해 너하고 비슷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영어는 잘 모르겠다. 멋진 사람에게 `optimal’을 쓰던가? 쓰지 않는 것 같은데. “You are optimal or at least you are sympathetic.”로 같은 효과를 낼 수는 없을 듯하다.

4 April, 2009

老舍, 昼寝的风潮: 낮잠 파문

2007년 9월 1일

재여가 낮잠을 잤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느니……” 말을 채 끝내지도 못했는데 자로와 자공 등이 한목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파시스트!” 공자는 화난 기색을 숨기고는 작은 소리로 묻는다. “무슨 말인고?” 모두가 일제히 외친다. “파시스트!”

공자는 화난 기색을 숨기고는 작은 소리로 묻는다.

“무슨 말인고?”

모두가 일제히 외친다.

“파시스트!”

공자는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니라!”

모두들 세 번째로 외친다.

“파시스트!”

공자는 정말로 화가 나서 냉소를 짓고는 숙연히 나갔다. 마음속에서는 온갖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여러 해를 가르쳤는데, 이렇게 많은 노력을 쏟았는데, 결국은 파시스트가 고작일 줄은 몰랐다. 생각할수록 괴로우니 노자에게 가르침이라도 청하러 갈 수밖에.’

노자를 만나 전말을 상세히 이야기하니 노자는 가볍게 웃음을 띠며 말했다.

“이 사람아, 그거 당연하구만! 내가 전에 안 그러더냐, 무위로 다스려야 된댔지, 툭하면 남 일에 참견하라고 누가 그랬어? 파시스트 소리 들어도 싸지!”

“그러면 학생이 자는데 나는 그 녀석에게 이불 덮어 줘야 해요?”

공자는 반항한다.

“누가 그렇게 말했어? 그 친구한테 간섭만 안 하면 된다니까.”

노자가 말했다.

“자다가 깨면요?”

“깨어난 다음에는 졸업장 주면 돼.”

공자는 교육을 열심히 하여서 대강 넘어가려 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노자가 세상 물정에 대해서는 상당한 경험자라고 생각하여 숙연히 돌아왔다.

학교에 도착하니, 헉, 플래카드가 잔뜩 붙어 있었다.

‘파시스트 되어가는 공아무개 타도하자.’

공자는 사태가 점차 커지리라는 것을 깨닫고 노자의 묘책을 채택하기로 했다. 그는 뒷문으로 몰래 들어가서 자기 방에서 졸업장 몇 장을 작성한 다음 히죽히죽 웃으며 재여와 자로 무리를 찾았다. 그들을 발견하고는 재여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친구, 이 졸업장을 받아 주세요. 오후에도 수업할 필요 없이 내가 모두에게 밥라도 간단하게 대접하면 어떠하겠습니까?”

여러 현자들의 얼굴에 즐거운 기색이라고는 없었고, 자로가 대표로 발언했다.

“우리가 선생에게 명령하는 것은 우선 내일 우리 학교에 여학생을 모집할 것, 둘째로는 이후로 시험이 없을 것, 세 번째, 낮잠을 필수과정으로 지정할 것, 마지막으로 재여에게 서면으로 사과할 것.”

공자는 하나하나 동의하고는 즉시 재여에게 서면으로 사과문을 써 주었다. 이리하여 한바탕 파문이 확대되지 않았다 치고, 나중에 재여 등은 72현이 되었으며, 공자는 죽는 날까지 파시스트화하지 않았다.

노사 [낮잠 파문] http://www.hxqw.com/wxxsgl/zgwxmz/200605/2523.html

3 April, 2009

낙서: 공문십철, 가의, 혜강

2009년 3월 24일

1. 공문십철, 공야장, 남궁괄

http://ja.wikipedia.org/wiki/%E5%AD%94%E9%96%80%E5%8D%81%E5%93%B2

20090324_confucians1

  • 덕행: 안회(자연), 민손(자건), 염경(백우), 염옹(중궁)
  • 언어: 재여(자아), 단목사(자공)
  • 정사: 염구(자유), 중유(자로)
  • 문학: 언언(자유), 복상(자하)

저 열 사람이 과연 동시에 공자에게 수업을 받았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한꺼번에 그려버렸다. 제일 어린 언언을 열 살이라고 하면 복상 11세, 단목사 24세, 안회 25세, 염옹 26세, 염구 26세, 민손 40세, 중유 46세, 염경 48세가 된다. 재여는 출생연도가 알려지지 않았다.

안회는 “저렇게 생기지 않을 수가 없어!”라고 외치면서 재빨리 그렸지만, 나머지 아홉 명은 각기 다른 얼굴로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민손은 계모에게 구박받아서 애처롭고, 염경은 심한 병을 앓아서 볼이 쏙 들어갔고, 염옹은 인덕이 넘쳐서 칭찬이 자자했고, 재여는 자기 내키는 대로 말하는 데 거침이 없었고(`덕행, 언어, 정사, 문학’의 `언어’가 `언어학과’의 `언어’와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정이입하게 된다.), 염구는 소심하지만 업무 능력이 뛰어났다. 꼬꼬마 언언과 복상은 귀여운 우등생이다.  나중에 전손사(자장)와 셋이서 각자 학파를 이루고 서로 의견 충돌을 벌이는 것으로 [[논어]] 뒷부분을 몇 편씩 채우고 있기도 하다.

20090324_confucians2

공자의 사위이기도 한 공야장과 조카사위 남궁괄에 대해서는 남아 있는 기록이 거의 없지만, 그 적은 단서만으로도 충분히 애착이 가서 함께 그렸다. 오른쪽에 있는 meidi는 물론 공자의 제자가 아니다.

공자의 제자들은 [[인문학적 상상력]]을 편집한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즉석에서 떠오른 것뿐이다. BL은 내 취향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나도 공자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자로가 애틋하게 좋아할 만큼 멋있는 구석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좀 더 귀엽고 찌질하면서, 순(舜)과 주 문왕 팬질에 전념하는 캐릭터랄까, 등등. 그래서 어차피 낙서를 하자면 평소에 좀더 구체적으로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인물을 그려 보고 싶어졌다.

2. 가의(賈誼) http://ko.wikipedia.org/wiki/%EA%B0%80%EC%9D%98

가의는 역시 장사(長沙)에서 우울한 폐인 모드로 있어야 한다. 축 늘어진 런닝에 사각팬티 바람으로 누워 있는 것이 원래 이미지이지만 어깨와 다리를 차마 그릴 수 없어서 남방과 추리닝을 입혔다. 제목은 “태부님 출근 좀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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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의에 대한 이미지가 분명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좋아한다고 할 수는 없다. 낙서하느라 일찍 자기는 글렀으니까 정말 좋아하는 인물은 그려 주고 끝내야겠다.

3. 혜강 http://www.silkqin.com/09hist/qinshi/xikang.htm

위키피디아 영어판에 나온 그림은 좀 무섭다. 마흔 살에 죽은 사람을 쉰 살처럼 그려 놓다니.

여기 그린 것은 산도에게 절교장을 보내고 몇 달이 지나서 죽기 직전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러면 곧 [광릉산]을 연주해야겠지만 악기와 손을 그리기는 귀찮으므로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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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April, 2009

어느 언어학과 학생의 배고픔

Please don’t counterfeed me and I will make a thick and opaque soup for you.

20 March, 2009

형태소 분석이 귀여운 사람들

1. [[[현주[건조물]]방화]죄]

고등학교 토론 수업에서 어떤 친구가 신문 기사를 인용할 때 `현주건조물방화죄’를 읽던 방식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여덟 글자를 네 글자씩 딱딱 끊고 첫 번째 음절을 강조해서 현/주건조//물/방화죄.

2. [선형[[대수]학]]]

익명의 언어학과 학생: ‘선대’가 뭘 줄인 거야?
/ti/: 선형/대수학.
익명의 언어학과 학생: 대수학은 뭐가 커서 대/수학인 건데?

3. [[의미]론]

/ti/: 저는 의미론에 관심이 있어서 언어학과에 갔어요.
익명의 수리과학부 학생: 음/이론이라고요?
(그 뒤로 /ti/는 [의] 발음에 신경을 쓰게 되었다.)

20 March, 2009

내 직관을 돌려줘요

똑똑한 사람도 여러 생각을 하다 보면 한 번은 꼭 틀릴 때가 있고, 멍청한 사람도 여러 생각을 하다 보면 한 번은 꼭 맞출 때가 있습니다. [智者千慮必有一失 愚者千慮必有一得] —이좌거 (출전: [[사기]] [회음후열전])

통사론이나 의미론과 관련된 책, 논문을 읽다 보면 계속 이 말이 떠오른다.

정문도 계속 보면 어딘가 어색해 보이고, 비문도 계속 보면 은근히 말이 되는 것 같아…… [正文千慮必有一非 非文千慮必有一正] —/ti/

어떤 소리의 배열이 특정 언어에서 가능한지는 판단하기 쉽지만, 단어나 문장처럼 의미를 함께 판단해야 하는 표현으로 가면 그만큼 확신하기 어려워진다. 천 번까지 갈 것도 없이 스무 번 정도만 반복해서 읽어 보아도 정문이 비문 같고 비문이 정문 같다. 통사론/의미론 전공자는 직관이 세상에서 두 번째로 떨어지는 집단일 거야 잉잉. 이제 `직관이 세상에서 두 번째로’와 `세상에서 직관이 두 번째로’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자연스러운지도 모르겠다.

13 March, 2009

이것저것: 2009년 3월 초반

0. 포스트를 여럿 작성하고 싶지만, 아래의 1.과 같은 이유로 시간이 없으니까 몇 마디씩 짧게 쓰고 넘어가야겠다.

1. 교양 없는 한 학기(마지막으로 있었던 적이 언제더라?)

  • 주전공: 의미론, 언어학연습1
  • 복수전공: 해석개론1[학교 출판부 책], 복소함수론1, 현대대수학1, 위상수학개론1
  • 자체 ;-) 전공: 기호논리학

청강 과목: 해석개론1[Marsden, Elementary Classical Analysis 2/E]
수강 포기 과목: 미분기하학개론1, 다변수해석학

2. “한국 사회가 그렇게 되어 있으니까” 뒤에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말은 충분히 많이 있다: “이 사회를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사람들을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 등. 반면 어떻게 보더라도 어색한 말도 있다: “도 싫지만 따라갈 수밖에 없다.”

3. 일단 자발적으로 학생이 되었다고 치고(의무교육기관에 집어넣어 놓고는 “학생이니까 공부를 해라.” 하고 말하는 것은 억지이니까). “나는 왜 공부를 안 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은 무의미하다. 어차피 공부하지 않을 이유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진짜 이유는 공부를 안 하는 그 자체인 것 같다.

4. \LaTeX으로 언어학 문서를 만드는 일은 무척 재미있어요. 그런데 정작 수식 편집에는 별로 써 본 적이 없네요……해서 수학 숙제 몇 건을 작성해 보았다. 물론 곧 후회했다. 손으로 써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 내용을 옮기는데 세 시간이 넘게 걸렸다.

5. 수업 시간에 제출하는 문서에 소속과 이름을 쓰는 방식에는 내 나름대로 세운 규칙이 있었다. 조별 보고서를 내가 작성할 때에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용했다.

  • 교양과목: 단과대학 학과 학번 이름.
  • 언어학과에서 개설한 전공과목: (학번-선택사항) 이름
  • 인문대학 내의 다른 학과에서 개설한 전공과목: 학과 학번 이름
  • 다른 단과대학에서 개설한 전공과목: 단과대학 학과 학번 이름

그, 그, 그러니까 이번 학기부터 수학 시험지나 숙제에 이름을 쓸 때 ‘인문대학 언어학과’를 빼기로 한 것은,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겠지만, 나로서는 꽤 힘든 결정이었다고요[…]

7 March, 2009

나는 _____: 빈칸에 어울리지 않는 말들

1. 스승이다, 쓴소리를 한다, 충고를 한다, 따끔한 말을 한다.

예 (1) 늙은 선배의 따끔한 쓴소리… 들어주실라우?
예 (2) 후배님들께 충고 한마디 하겠소이다.

2. 삐딱하다, 반항적이다, 급진적이다, 좌파이다.

예 (3) 한 반항아의 삐딱한 생각………..
예 (4) 역시 난 빨갱이였어ㅋㅋ

3. 희생했다, 배려했다, 잘해 주었다, 헌신했다.

예 (5) 나의 진심도 그녀에게는 웃음거리였을 뿐…..

어느 제목을 열어 보더라도 ‘어차피 들어줄 사람도 없겠지만…’이나 ‘욕먹을 것 각오하고 올려 봅니다.’로 시작할 것이라는 데 한 표.